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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폭싹 속았수다〉 _제주의 사계절로 꿰어낸, 한 남녀의 일생

by happyvely87 2025. 7. 9.

폭싹속았수다 포스터
출처_나무위키


1. “제주도 사투리부터 살아있는 감정까지” —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풀어낸 일생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2025년 3월 7일부터 28일까지 총 12부작으로 공개되었다.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도, 평범한 로맨스도 아니다.
제주의 땅에서 태어나 자란 두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네 계절에 걸쳐 그려낸 깊은 감정극이다.

드라마는 ‘요망진 알감자’ 같은 당찬 오애순과,
‘무쇠’처럼 묵직하게 사랑하는 양관식이라는 두 인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봄엔 설렘, 여름엔 청춘의 치기, 가을엔 후회, 겨울엔 끝내 이룬 사랑.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두 사람의 감정은, 보는 내내 마치 우리 부모 세대의 청춘을 엿보는 듯한 묘한 뭉클함을 준다.


2. “요망진 알감자, 오애순” — 반항과 자유의 상징

오애순은 그야말로 “제주도판 독립여성”이다.
세상이 뭐라 하든, 자기가 가고 싶은 길로 가고, 원하는 건 뺏어서라도 가져온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은 어린 마음이 숨겨져 있다.

그녀는 가난했고,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를 잃어야 했고,
제주도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끊임없이 부딪혔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유롭고 싶었던 그녀의 모든 선택이 때론 무모해 보여도, 결국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애순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눈빛과 억양은
제주 방언 특유의 리듬감과 함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살려냈다.
특히 혼자 애써 울음을 참는 장면은, 말보다 많은 걸 전해줬다.


https://youtu.be/hYqE_mlPeHc

 

3. “무쇠처럼 말없이 묵직한 사랑” — 양관식이라는 남자

양관식은 애순과는 정반대의 온도다.
겉보기엔 무뚝뚝하고, 표현도 서툴지만…
그는 언제나 천년이 지난 느티나무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

세상이 흔들려도, 애순이 멀어져도, 관식은 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애순을 향한 감정이 진심이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준다.
때론 바보같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관식의 사랑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다.

관식의 캐릭터는 우리 주변의 한 시절 아버지 같기도 하고,
지금은 잊혀진 ‘묵직한 책임감’을 떠올리게 만든다.


4. “제주도라는 공간이 전한 진짜 이야기” — 풍경보다 정서가 더 깊었다

이 드라마에서 제주도는 단지 배경이 아니다.
하늘과 바다, 감귤밭, 버스 정류장 하나까지도 인물의 감정과 맞닿아 있다.
말 한마디 없이 걸어가는 장면에도
계절의 온도와 제주 특유의 정서가 감정을 풍성하게 덧입힌다.

배경이 한적해서 더 외로웠고,
사투리가 거칠어서 더 따뜻했고,
바다가 넓어서, 두 사람의 마음이 더 작고 애틋해 보였다.


어린 애순, 관식의 포스터
출처_나무위키

5.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사랑도, 인생도 어설프게 지나온 분
▷  부모님의 청춘이 궁금한 분
▷  제주도 배경의 감성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  말보다는 표정, 풍경, 음악으로 느끼는 감정선을 좋아하는 분
▷  잔잔한 이야기 속 ‘울컥’ 포인트를 기다리는 분


6. 총평 — “사랑, 진심은 결국 전해진다”

〈폭싹 속았수다〉는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세상과는 반대로,
천천히, 단단히, 묵묵히 이야기를 쌓아간다.

누군가는 “답답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끝까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사랑이, 이 인생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그리고 우리도 어쩌면,
애순이처럼 요망졌던 시절이 있었고,
관식이처럼 무쇠처럼 서 있던 순간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이 드라마는 ‘폭싹 속았수다’고 말하면서도…
보고 난 뒤엔 ‘그래서 더 고맙다’고 말하게 되는 이야기다.